「후우, 개운하다아~」
그 날 저녁, 목욕 후 딸기 문양의 파자마로 갈아입은 나는, 타올로 젖은 머리를 닦으며 나와 나유키의
방에 들어갔다.
「어때? 피로는 좀 풀렸어?」
침대 위에 앉아 잡지를 보고 있던 나유키가 말걸어 왔다.
「응. 아, 드라이기 빌릴게」
나는 화장대 앞에 안장, 드라이기와 브러시를 잡고, 아직도 젖어 있는 머리카락을 말리기 시작했다.
이럴 때는, 장발은 정말로 귀찮다고 생각한다.
「있잖아, 유키…」
「응? 왜?」
침대 위에서 나유키가 말을 걸었다.
「오늘 데이트 어땠어?」
「어쩌고 자시고도 없었어. 바보 키타가와가 갑자기 나를 좋아한니 뭐니 해서 말야…」
나유키의 말에, 나는 오늘의 악몽을 생각해내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삿짱들을 불러준건 나유키지?」
「맞아~」
침대에서 보잉 하고 뛰어내린, 나유키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치만, 유키가 걱정됬단 말야」
그렇게 말하면서, 내 등뒤로부터 안겨와, 팔을 감았다.
「나유키…떨어져주지 않으면 머리카락을 못말려. 방해야~」
「우~, 그런 소리 하지 말고~」
나유키는 더욱 꼬옥하고 나에게 달라 붙어 왔다.
「에헤헤~ 목욕하고 난 뒤의 유키의 냄새다~」
「어이, 멈추라니까…」
나유키는, 내 머리에 코를 대고, 킁킁하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좋은 냄새야~」
「쓰고 있는건 나유키랑 똑같은 샴푸야…」
「…그렇지만, 그래도 유키의 냄새인걸」
「뭐, 아무래도 좋아」
나유키는 멍하니 나에게 매달려왔다.
「그러고보니 말야…」
멍한 표정으로 나유키가 말했다.
「왜?」
「오늘, 키타가와군에게 무릎베개 해줬었지」
푸학!
「어, 어떻게 그걸…!?」
나유키는 분명 그 장소에는 없었을터.
어떻게 알고 있는거지?
「…혹시, 삿짱들에게서, 들은거야?」
「응」
그렇게 말하는 나유키는 평소의 표정이였지만, 눈 만큼은 웃고 있지 않았다.
「치사해. 나도, 최근엔 안해줬으면서…」
「치사하다고 해도 말야…」
확실히, 이전엔 나유키가 무릎베개를 해주던가, 반대로 내가 나유키에게 무릎베개를 해주거나 하면서
자주 했었지만, 내가 여자아이가 된 후론 거의 한 적이 없었다.
「그치만, 매일 같이 자고 있으니까, 그걸로 괜찮잖아?」
「싫엇! 나도 유키가 무릎베개 해줬으면 좋겠어~」
그렇게 말하곤, 떼를 쓰는 나유키.
언동이 키타가와랑 비슷한 레벨인 듯한 기분이 든다…
뭐, 나유키니까 문제 없지.
「알았어. 그치만, 머리카락을 말린 뒤에 해줄게」
「응!」
그렇게 말하고, 나유키는 방방 뛰면서 좋아했었다.
그렇게 까지 기뻐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결국, 나는 머리카락을 말리는데 20분 가까이 걸렸다.
이것도 나름대로 익숙해진 편인데 말이지, 역시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나유키는 쭈욱 침대 위에서 『유키이~, 멀었어어~?』하고 나를 계속 불렀었다.
긴 머리카락을 그렇게 빠르게 말릴 수 없는건, 나유키도 충분히 알고 있을터인데…
그래도, 드디어 다 말린 나는, 침대에서 기다리고 나유키 쪽으로 돌았다.
「기다렸지~」
「느려~」
그런 트집을 잡으며, 나유키의 얼굴은 웃는 얼굴이였다.
부모에게서 생일 선물을 받기 직전의 아이의 얼굴…그런 느낌이 든다.
「일단, 내가 무릎베개를 해주면 되는거지」
「응!」
나는, 침대 위에 정좌한채로 앉고, 다리를 옆으로 내었다.
거기에, 기다렸다는 듯이 나유키가 머리를 얹어왔다.
「에헤헤…유키의 무릎베개다~♪」
우뉴우하고 정체 불명의 소리를 내는 나유키는, 정말로 만족스러워 보였다.
「유이치의 단단한 허벅지도 좋지만, 유키의 부드럽고 폭신한 허벅지도 나쁘지 않네~」
「라기보단, 나유키의 허벅지도 똑같다구?」
「그런가, 유이치는 내 허벅지로, 계속 이런 감촉을 느끼고 있었던거네」
묘하게 감탄한 듯한 나유키.
뒹굴뒹굴하고, 내 허벅지의 위에서 머리를 굴리며, 그 감촉을 맞보고 있었다.
그런 나유키의 머리의 무게가, 어쩐지 기분 좋다.
키타가와에게 해줬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
역시 이런 건, 애인에게 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네.
「뉴후후…기분 좋아~」
「그거 감사…」
「어쩐지, 오늘은 이대로 자고 싶은 기분이 들어오…」
「헤!?」
보니, 벌써 나유키의 눈은 멍하게 되어 있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9시 반.
새나라의 착한 어린이인 나유키는 안녕히 주무세요 할 시간이다.
「그치만 나유키, 아직 아키코 씨에게 취침 인사도 안한거 아냐?」
「응…그치만, 벌써 졸려………」
「어쩔 수 없네…」
역시 나유키, 벌써 뇌의 반정도는 자고 있을거다.
「저기, 유키…」
거의 실눈이 된 나유키가 평소 이상으로 느긋한 어조로 말하기 시작했다.
「자장가 불러줘…」
「어린애가 아니잖아…」
「나, 어린애라도 좋아…」
「정말이지, 손이 많이 가는 아이네…」
「자장~ 자장, 우리 아기~♪」
진부한 자장가라서 면목 없지만, 이것 밖에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내가 노래하고 있자, 나유키는 정말로 온화한 표정이 되었다.
「유키…」
「…왜?」
「…이번엔, 우리 둘이서 가자」
「………그렇네」
내가 그렇게 대답할 쯤엔, 이미 나유키는 작은 숨소리를 내면서 자고 있었다.
「잘자, 나유키」
나는, 나유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잠시간 이 감촉을 느끼고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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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부분에서 유이치가 나유키에게 불러준 자장가는 제가 임의로 우리나라 자장가로 번역했습니다만
원래는 에도 시대에서 전해져 오는 자장가로
이 자장가가 맞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사는 뭐, 섬집아기랑 비슷한 느낌입니다.
--뒤에 확인해보니 이거 영상이 여기선 바로 뜨질 않네요.
호기심이 있으신 분은 새창으로 열기 누르면 열리니까 한번쯤 들어보시는 것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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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도 옆구리가 시립니다.
.....흑흑흑..OTL...
오타, 오역 및 이상한 부분은 댓글로 지적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