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키 두명
제 96화 : 키타가와군의 고백
「나…유키짱이, 네가 좋아! 정식으로 사귀어줬으면 해!」
「하?」
키타가와가 던진 어처구니 없는 대사.
나는 최초, 그 말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았던것일지도 모른다.
키타가와가, 나를, 좋아해?
거짓말!?
「자, 잠깐만 기다려!」
나는, 황급히 키타가와를 제지했다.
「어, 저기, 평소의 농담이지? 설마, 진심일리가…」
「나는 진심이야」
「………」
키타가와의 결정적인 그 말에, 나는 말을 잃었다.
「어, 어째서!? 키타가와군은, 카오리를 좋아하는게 아니였어?」
「확실히, 나는 미사카를 좋아했었어」
「…했었다?」
어째서 과거형?
「하지만, 내가 아무리 작업을 걸어도, 미사카는 계속 그 상태야. 그건 유키짱도 잘 알고 있을거야」
「응…」
내가 이 거리로 돌아오고 나서 반년, 이 두 사람을 계속 보고 있었지만, 확실히 전혀 진전이 없다.
「그것도, 조금이라도 손을 데려고 하면 철권제재이기도 하고」
「하지만, 아무리 미사카가 강하다고 해도, 어차피 여자아이의 연약한 팔. 남자의 힘으로 억지로 데는건
가능해.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 왠지 알아?」
「으음………키타가와군이 신사라서?」
「겉으로라도, 그렇게 말해주면 고맙지…」
키타가와는, 그렇게 자조하듯이 말했다.
「그리고 생각했어. 어쩌면 나는, 그렇게까지 해서 미사카를 가지고 싶었던게 아니였던게 아닐까 하고
말야」
「에!?」
「예를 들면 유키짱…아니, 아이자와. 너는 전학해오고 나서 바로 그 녀석을 이름으로 『카오리』라고 부
르기 시작했었지?」
「응」
「하지만 나는, 그 녀석이 좋다던가 말하면서, 아직도 그 녀석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아…」
「………」
그러고보니, 키타가와가 카오리를 성인 『미사카』라고 부르고 있었지.
「결국 나는, 자기가 생각하는 정도로 그 녀석을 좋아하던게 아니였던거야. 거기다, 미사카도 나에 대해
선 어떻게도 생각하지 않는 것 같고말야…」
「키타가와군…」
설마, 키타가와가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있었을 거라고는.
「마침 그런 때였어, 네가 여자애가, 유키짱이 되어버린거야」
「그랬던거구나…」
「그야, 처음에는 놀랐다고. 친구였던 녀석이, 갑자기 귀여운 여자애가 되어버렸으니까」
「뭐, 그렇겠지이…..」
그게 평범한 반응이다.
「하지만, 나는 생각했어. 어째서 너는, 나의 미사카에 대한 마음이 환상이라고 알아차린 순간이라는 절
묘한 타이밍에 여자애가 되어버린 걸까 하고」
「그건, 나유키를 대신해서 달리기 위해서…」
나는 말했지만, 키타가와는 거기에 대해선 반응하지 않고 자신의 말을 계속했다.
「분명 이건, 나에게 주어진 찬스가 아닌가 하고, 그렇게 생각했어. 너만이, 내가 정말로 사랑해야할 여
성이 아닌가 하고」
「에엣!?」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건가, 이 녀석은…
「틀려! 그거 절대로 틀리다고!」
「아니, 틀리지 않아. 오늘 하루 데이트를 하고, 그 생각은 확신으로 변했다」
그렇게 말하면서, 키타가와는 내 양 어깨에 손을 올렸다.
「나, 진지하다고. 진심으로 너를…유키짱을, 한사람의 여자로서 좋아하는거야!」
그렇게 말하는 키타가와의 눈은, 확실히 아주 진지했다.
설마 이녀석, 정말로…
「하지만, 나는 원래 남자라고! 기분나쁘지 않은거야!?」
「확실히 신경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하지만, 나는 과거에 얽메이지 않기로 했어. 예전이 어
떻든 지금의 유키짱은 훌륭한 여자애. 지금부터 여자아이로서의 행복을 추구하더라도, 늦지는 않았을
거야」
「딱히, 그런걸 추구할 생각은…」
「부탁해, 유키짱! 절대 후회시키지 않을게!」
「한다고, 절대로!」
위험해, 키타가와는 진심이다.
진심으로 『아이자와 유키』라는 여자아이에게 반한것이다.
이대로 키타가와와 함께 있다간, 절대로 위험할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여기선, 빠르게 일단락 지어 두는 편이 좋을 것 같구만…
「저기,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오늘은 즐거웠어, 그럼」
그렇게 말하고, 나는 그 장소에서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키타가와에게 양 어깨를 잡혀 있던걸 잊고 있었다.
「기다려줘!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어!」
나를 잡는 힘을 늘려, 키타가와는 나를 붙잡았다.
「어째서 내 기분을 알아주지 않는거야!」
「그치만, 나(私)…가 아니라, 나(俺)는 남자라고!」
「그 몸의 어디가 남자라는건데!」
「하읏!」
그건 말하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반론 할 수가 없으니까…
「…그래, 알았어」
그러자, 키타가와가 석연치 않은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유키짱은, 아직 남자의 맛을 모르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까지 완고하게 나를 거절하는거구나」
「뭐!?」
이 녀석, 갑자기 무엇을…
허나, 그 순간.
「꺗!」
키타가와는, 내 겨드랑이와 무릎의 뒤로 팔을 돌려, 내 몸을 가볍게 안아 올렸다.
흔히 말하는 『공주님 안기』라는 상태다.
「무, 무슨 짓을 할 셈이야」
「당연하잖아. 저기서 유키짱에게 남자의 맛을, 그리고 여자의 기쁨을 알게 해줄게!」
「에!?」
그렇게 말하고 키타가와가 가리킨 쪽을 보니, 묘하게 장식이 화려한 한채의 건물이 보였다.
저, 저건 설마………러브 호텔!?
「자, 간다 유키짱. 우리들 둘만의 행복을 위해!」
「기다렷! 서두르지마! 남자끼리라고 우리들! 그렇다기 보다, 고교생이 저런 곳에 들어가도 될리가 없
잖아!」
「용서해줘 유키짱. 하지만, 내 기분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이것밖에 방법이 없어」
「무슨 영문 모를 소릴 하는거냐!」
이젠, 주변을 의식해서 여자말투를 쓸 여유 조차 없이, 나는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키타가와의 팔 안에
서 날뛰었다.
하지만, 남자의 힘에는 역시 저항하지 못하고, 전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고 있는 동안에도, 키타가와는 한걸음한걸음 러브호텔로 다가가고 있었다.
유키찡, 핀치!
(핀치:"위기"라는 말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흔히 대핀치!라고 해서 대위기!라고 읽죠)
「거기까지야!」
그 때, 주위에 늠름한 소녀의 목소리가 울렸다.
이 목소리,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그러자, 우리들의 앞, 러브 호텔로 향하는 길의 정면을 막듯이, 10명 이상의 붉은 부르마를 입은 소녀
들이 나타났다.
역시, 와주었구나…
「큭! 하지만, 호텔은 저기 한군데만 있는게 아니다!」
다른 호텔로 목표를 변경한 키타가와가 방향을 바꿨다.
「………」
등 뒤에도, 부르마 소녀들에 의해 막혀있었다.
우리들은 완전히 포위당한 꼴이 되었다.
그리고, 소녀들 사이에서, 한 명의 면식이 있는 여자애가 앞으로 나와, 키타가와를 향해 소리 높여 외
쳤다.
「자! 이제 적당히 아이자와 선배를 놓아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그냥 끝나지는 않을겁니다!」
「상당히 위세가 좋은데. 너희들, 타인의 연애를 방해하는 녀석은, 말에 떨어져 죽는 다는 말도 모르는
거냐?」
「그 말, 완전 그대로 돌려드리지요! 아이자와 선배는, 미나세 부장의 소중한 그녀라구요!」
「…그녀가 아니라, 그이라고」
허나, 나의 그런 중얼거림은, 모두의 귀에 닿지 않았다.
서로 노려보는, 키타가와와 삿짱들.
아무래도 나는, 모두의 시계에는 들어가있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건 챤스일지도.
나는, 키타가와에게 들키지 않도록 신고 있던 샌들을 벗어, 그걸 손에 들었다.
「미나세? 그런가, 그 녀석의 사주인가」
키타가와는, 훗하고 코를 울렸다.
「그건 그래도 기세가 좋은데. 이름은?」
「여자육상부 부부장, 이치노타니 사야카!」
그렇게 말하고, 그 여자애…삿짱은, 가지고 있던 긴 봉 같은 것을 들었다.
그건, 높이뛰기에서 사용하는 바(bar)잖아?
삿짱이 자세를 잡자, 차례대로 다른 아이들도 각자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당신에겐, 저번의 빚도 갚아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자!」
그리고, 삿짱의 그 말을 신호로, 일제히 키타가와에게 달려들었다.
「잠깐! 빚이라니 무슨 소리야!」
그러고보니, 키타가와는 그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던가(제40화 참조)
하지만 그건, 삿짱들로서는, 그 이상은 없을 정도로 굴욕적 이였을 테니 말이지.
「문답무용! 각오!」
키타가와의 말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고, 삿짱들은 공격을 계속했다.
「기다려! 그대로 공격하면 유키짱에게도 맞는다고! 괜찮은건가!?」
「읏!?」
궁지에 몰린 키타가와의 한마디가, 삿짱들의 움직임을 멈췄다.
확실히, 아직까지도 나는 키타가와에게 공주님 안기되어 있는채.
그대로 였다면, 확실히 나에게도 불똥이 튀었을것이다.
「훗훗후. 어때, 손도 발도 꼼짝못하겠지」
「비겁자! 여자아이를 방패로 삼다니 최악이야! 부끄럽지도 않은건가!?」
「나와 유키짱의 빛나는 미래를 위해, 여기선 그 오명도 달게 받아주마!」
「받지맛!」
나는 항의했지만, 이미 나와 할 생각 밖에 머리에 없는건지, 키타가와는 태연히 있었다.
「자, 유키짱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으면 거기서 비켜」
「큿…」
키타가와의 그 말에, 마지못해 따르는 삿짱들.
그 얼굴에선, 원통해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포위망의 한쪽이 풀어진 것을 본 키타가와는, 만족스럽게 수긍했다.
「자, 유키짱! 이걸로 우리 사이를 방해할 녀석은 없어졌어! 거리낌 없이…」
「에잇!」
「후캭!」
나는, 기고만장해져서 방심투성이가 된 키타가와의 후두부를, 가지고 있던 샌들의 힐 부분으로 가격했
다.
그대로 정신을 잃고, 고꾸라지듯이 쓰러지는 키타가와.
「꺄악!」
키타가와에게 안겨져 있던 나도, 당연하게도 함께 아스팔트에 내동댕이쳐 지는 결과가 되었다.
호텔로 끌려가는 것보다는 다행이지만말이지…
「아파~아…」
지면에 부딪힌 엉덩이를 문지르면서, 나는 비틀비틀 일어섰다.
「………어라?」
그 떄, 내가 입고 있던 섬머드레스가 찢어진걸 알아차렸다.
아무래도, 방금전 넘어질 때, 아스팔트에 쓸려버리고 만 것 같다.
「아아아아아아앗! 세미누드를 공개하면서 까지 산 단벌옷을!」
뭔가, 공연히 화가 났다.
「이잇!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이 바보!」
퍽! 퍽!
나는, 아직 정신을 잃고 있는 키타가와를 잇는 힘껏 밟아주었다.
「아…아………」
「에?」
문득, 나는 반쯤 멍한 상태로 서 있는 삿짱들을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아직 감사인사를 하지 않았었다.
「아, 구해줘서, 고마워」
「아뇨, 그………」
왠지 삿짱들은, 머뭇머뭇거리고 있었다.
「…? 왜 그래?」
「저기…우리들의 복수는?」
「…헤?」
「모처럼 리벤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자와 선배, 혼자서 쓰러뜨려버렸는걸요…」
「의욕내서 나온 우리들의 입장은?」
「저, 저기…」
계속해서 말해오는 삿짱들.
그, 그런 소리를 해도…
나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정신이 없었고…
으음, 저기…
「일단, 거기에 쓰러져 있는 바보를 다같이 패버리는건?」
그 내 말을 시작으로, 삿짱들, 여자육상부의 여자아이는, 일제히 아직 기절해 있는 키타가와에게 덤벼
들었다.
편히 잠들어라, 키타가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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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키타가와는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키타가와 ▶◀
그나저나 삿짱의 이름을 저렇게 읽는게 맞는지 모르겠네요.
원작자분과 커넷션이 안되니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번 년도 안으로 100화는 넘기고 싶네요.
오타, 오역 및 이상한 부분은 댓글로 지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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