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음…」
30분 정도 지났을 때, 내 무릎에서 자고 있던 키타가와가 작은 신음소리를 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떴다.
「아, 일어났어?」
「………유키짱?」
아직 머리가 멍한것인지, 꾸벅꾸벅 졸듯이 키타가와가 말했다.
「나, 어느 정도 잤어?」
「어디, 30분 정도야」
「그래…」
그렇게 말하고 키타가와가 일어날거라고 생각했었지만, 어째선지 눈을 감았다.
「…안 일어나는거야?」
「유키짱이 모닝 키스를 해주면 일어날게」
「뭐엇!」
이, 이 녀석…
말하기도 힘든 짓을, 도대체 어떻게 된…
「안 해주는거야?」
내가 당황해하고 있자, 키타가와가 물욕적인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누갓!」
「어째서? 우리들 애인사이잖아?」
「크읏…아, 아직 일러! 우리들, 아직 만난지 얼아 되지도 않았잖아…」
「사랑에 시간은 관계 없다구」
「엄청 있거든!」
「그런 소리 하지 말고 말야아~」
「떼 쓰지마! 네가 애냐!」
「애라도 좋은~걸」
스윽스윽…
「히약! 너, 뺨 비비지마!」
「유키짱의 허벅지~♪」
섬머 드레스 너머로, 키타가와가 내 다리에 뺨을 비볐다.
이, 이 녀석은…
「적당히………해!」
결국 욱한 내가 키타가와의 머리에서 다리를 빼내자, 쿵! 하는 큰 소리와 함께 키타가와의 머리가 지
면에 강타했다.
「아야야…너무하네, 유키짱」
「네가 너무 분위기를 타니까 그렇지」
「여자애가 그런 말투를 쓰면 안돼~」
「시끄러워! 이제 휴식은 끝!」
나는 빠르게 일어서, 돗자리를 당겼다.
「우왓!」
아직 위에 누워있던 키타가와는, 데굴데굴하고 굴러 지면에 던져졌다.
「혹시…유키짱, 화내고 있어?」
「당연하잖아! 자, 이제 갈거야!」
돗자리를 정리한 나는, 짐을 가지고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기다려~, 유키짜~앙」
키타가와도, 서둘러 일어서서 내 뒤를 따라왔다.
오후도, 나와 키타가와는 둘이서 여러 놀이기구를 타고 놀았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해도 꽤나 기울어 있었다.
우리들은 유원지를 뒤로 하고, 일단 역으로 향하는 길을 걷고 있었다.
「오늘은 즐거웠어, 유키짱」
「그렇네, 나도 즐거웠어」
정말로 만족하고 있는 얼굴로 말하는 키타가와에게, 나도 그렇게 대답했다.
확실히 여러 일이 있던 하루였지만, 즐거웠던건 사실.
이 유원지에선, 지금까지 나유키와 둘이서 몇 번인가 온 적이 있었지만, 그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지갑에서 전혀 지출이 없었던 게 놀랍다.
이래저래, 오늘 하루 키타가와에게 받을뿐이였다.
그걸 생각하면, 조금 정도의 폭주는 용서해버릴 듯한 기분이 든다.
무릎베개 한번으로 오늘 하루치의 유흥비를 퉁 친걸로 한다면, 싼거라고 생각한다.
「저기 말야…」
키타가와가, 문득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응? 왜그래?」
「나, 사실은 여자애와 둘이서 데이트 하는건, 오늘이 처음이였어」
「에!? 그랬던거야?」
「아아」
그건 놀랐다. 설마 처음이였다고는…
그렇지만, 키타가와는 카오리에게 열을 올리고 있었고, 그 카오리가 그런 상태여선 무리도 아닐지도.
그러고보니, 아침에도 여자애와 놀 장소를 그다지 모른다고 했었던가.
그래서, 기념스러워야 할 첫 데이트가 가짜, 그것도 그 상대가 원래는 남자인 친구.
정말, 불쌍한 녀석이구나, 너는…
「미안해, 첫 데이트의 상대가 나 같은거여서…」
나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서, 솔직하게 사과했다.
「에!? 전혀 그렇지 않아!」
키타가와는, 붕붕하고 있는 힘껏 손을 저으며 부정했다.
「오히려, 첫 데이트의 상대가 유키짱이라서 좋았어」
그리고, 콧등을 긁적긁적이며, 그런 소리를 해주셨다.
키타가와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어 보이는 건, 석양의 탓인건가?
「그래서 말야, 유키짱…」
「에?」
「잠깐, 내 말을 들어줬으면 하는데…」
「네, 넷…!?」
너무나도 진지한 표정으로 말해서인지, 나도 무심코 진지하게 대답하고 말았다.
키타가와가 차분히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양 눈동자에는, 나의…유키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
「…………………」
우리들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뭐, 뭐야? 이 침묵은…
「유키짱…아니, 아이자와」
잠시 후, 드디어 키타가와가 입을 열었다.
「그렇게 몇번이나 이야기 하지 않을 테니까, 제대로 들어줬으면 해」
「응…」
「저기 말야, 나…」
거기까지 말하고, 다시 뜸을 두는 키타가와.
뭐지? 무척 나쁜 예감이 든다.
그리고, 몇 초의 틈을 두고, 키타가와는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나…유키짱이, 네가 좋아! 정식으로 나와 사귀어줬으면 좋겠어!」
…………………………………………………………….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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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커플 반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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