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씨의 일요일.
사람이 많은 상점가를, 키타가와와 나란히 걷는다.
평범하게 생각해보면, 마음이 맞는 친구끼리로서, 딱히 신경 쓸건 아니지만…
문득, 쇼 윈도우의 유리에 비친 자신들을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지극히 평범한, 고등학생 남녀 커플의 모습으로 보인다.
그 중 한 명, 포니테일과 큰 리본이 잘 어울리는 여자아이가, 다름 아닌 자기자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하
니, 좀 그렇다…
「왜 그래? 유키짱」
「엣!?」
내 옆에서 걷고 있던 키타가와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너, 드디어, 이런걸 원하게 된거냐)
이번은 작은 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원하다니?
아무래도, 내가 쇼윈도우를 보고 있던 것을, 그곳에 진열 되어있던 물건을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니, 별로 그런건 아닌데…)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자신이 보고 있던 쇼윈도우를 다시 바라봤다.
………겍!
거기에 진열되어 있던 것은, 여성향의 옷. 그것도, 전신에 나풀나풀한 프릴이 달린, 흔히 말하는 핑크
하우스 계의 옷이였다.
(…뭐, 네 취미에 이러쿵저러쿵 말할 생각은 없지만 말야)
(자, 잠깐! 딱히 나는…)
(거기다, 막 알바비가 들어온 참이니가 어느정도라면 여유도 있고…)
(엑!?)
그렇게 말하고, 키타가와는 내 손을 잡고, 그 대로 그 가게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기왕 이렇게 된거 한번 정도는 사줄게」
「엣!? 괘, 괜찮아 별로…」
「괜찮아괜찮아」
내가 하는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고, 키타가와는 내 손을 끌어당겼다.
아아아아아아아아…
「감사합니다~」
점원의 배웅을 받으며, 나와 키타가와는 그 가게를 나왔다.
내 손에는, 바스켓과 함께, 방금 전 키타가와가 사준 나풀나풀한 옷이 한 벌 들어간 종이가방…
어째서, 이렇게 된거지?
그래도, 일단 고맙다고 해두는 편이 좋겠지…
「그…고마워」
「신경 쓰지마. 오늘은 조금 정도라면 여유가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고, 키타가와는 왠지 시원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날 상대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실은 그 돈, 카오리에게 쓰려고 했던거 아니야?」
나는, 조금 놀려먹을 생각으로 그렇게 말해봤다.
그러자, 키타가와의 표정이 순식간에 흐려졌다.
「…아」
이런, 지금껀 실언이였을지도.
역시 너무 막 말해버린건가.
「저기…미안」
내가 사과하자, 키타가와는 아하하 하고 쓰게 웃었다.
「별로 유키짱이 신경 쓸 일은 아니야. 거기다, 오늘은 제대로 유키짱과 어울리기로 결심했으니까」
「고, 고마워…」
거기까지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하지만, 정말로 고마워. 이런걸 사주다니, 역시 좀 그렇네」
위장 데이트인데 이런 큰돈을 쓰게 해버린 것에 죄악감을 느낀 나는, 다시 한번 감사를 전했다.
「그러니까, 그렇게까지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키타가와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뭔가 생각해낸 모양이다.
「그럼 말야, 이번 데이트 동안 그 옷을 입고 와줘」
「엣…!?」
이 옷을 입고!?
그, 그건 부끄럽다고.
「저기…그건 조금」
「어째서? 엄청 잘 어울렸었어」
그게 부끄럽다고…
「하지만…」
「괜찮잖아. 부탁이야」
키타가와가, 기대에 가득찬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우웃, 이런 걸로 일일히 상대하고 있는 것도 귀찮기도 하고…
어쩔 수 없나?
「알았어, 한번 뿐이야」
「앗싸~~~~!」
내가 허락하자, 키타가와는 정말로 기쁜듯한 얼굴을 했다.
백주대낮 거리에서, 부끄럼도 없이 파이팅포즈를 취했다.
나 참, 이 정도로 이렇게나 기뻐하다니, 남자는 정말로 단순………
………가 아니지, 그러니까 나도 남자라고!
위험해, 자연스럽게 여자아이 같은 생각이 몸에 밴건가.
그것도, 어느센가 2번째 데이트 약속까지 하고 있고.
나, 괜찮을려나…?
젠장, 질까보냐!
힘내라, 나!
여성 유전자에게 지지마!
「왜 그래? 유키짱. 조금 안색이 나빠보이는데」
「…에!?」
정신을 차려보니, 걱정스러운 표정의 키타가와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와, 와왓…」
키타가와 얼굴의 등장에, 부끄러워져서 무심코 휙 물러서고 말았다.
우~…조금 심장이 두근두근.
「괜찮아?」
「응. 조금 생각할게 있었거든…」
「그래…그럼 상관 없는데」
그렇게 말하고, 키타가와는 다시 앞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나도 서둘러 키타가와의 옆에 나란히 섰다.
하지만, 키타가와…라고할까, 남자아이의 얼굴이 가까이 나타났다고 해서 이렇게 동요하다니…
역시 나, 위험할지도…
정말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
계속
---------------------------------------------------------------------------------------------
아니되!
난 이 커플 인정할 수 없소!
난 이 커플 반댈세!
오타, 오역 및 이상한 부분은 댓글로 지적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