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다녀왔습니다…」
나유키와 둘이서 귀가한 나는, 여러가지 의미로 지친 몸을 이끌고, 그대로 방에 들어갔다.
「후우…」
가방을 내던진 나는, 교복인 채로 침대위로 푹 쓰러졌다.
「유키. 안 갈아입으면 주름져」
「알고 있어」
딱히 벌써 갈아입기 시작한 나유키에게 그렇게 대답하고, 나도 꼼지락꼼지락 거리며 일어났다.
하지만, 그 전에 나에게는 해야할 게 있었다.
그 근처에 던져 뒀던 가방을 잡아, 그걸 뒤집었다.
스르르르륵…
교과서, 노트와 함께, 대량의 편지가 쏟아졌다.
아니, 어느쪽이냐고 말하면, 편지의 안에 교과서와 노트가 섞여있다고 하는 편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대단하네~ 뭔가 양이 늘지 않았어?」
다 갈아입은 나유키가 내 옆에 풀썩 하고 앉았다.
「그렇네…내일부턴 종이봉투를 가지고 갈까?」
내가 『아이자와 유키』로서 등교하게 된 후부터, 내 신방장이나 책상 안에 러브레터가 들어가 있지 않
은 날은 없는게 아닐까?
최초에는, 반의 녀석들 뿐이였는데, 최근에는, 타 클래스나 하급생에게서의 것도 있다.
확실히 말해서, 귀찮을 뿐이다.
나는, 방의 구석에 놔뒀던 골판지 상자를 꺼내, 오늘 분량의 편지를 그 안에 집어 넣었다.
「………꽤나 차버렸네」
「이제 곧 가득차 버릴 것 같네~」
「남일처럼 이야기 하지마……..」
나유키의 말 대로, 벌써 골판지 상자는 나에 대한 러브레터로 가득차 있었다.
「하지만, 어쩌지 이거………이대로 버리거나 하면 저주받을 것 같고」
묘한 생각이 담겨져 있는 것 같아서, 사실은 이 방에 두는 것도 싫지만, 어떻게 처분하면 좋을지 몰라
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차라리, 절이나 신사에 가지고 가서 공양하는건 어때?」
「그럴 수 밖에 없나…」
하지만, 인형을 공양 받는 곳은 들은적 있지만, 편지를 공양 받는곳 같은건 있을려나?
「그런데, 대답이라던지 전혀 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조금도 줄지 않는거지?」
「그만큼 유키가 매력적인거야」
「전혀 기쁘지 않아…」
몇일 후.
「저, 저기………아이자와 양!」
「………네?」
점심시간, 나유키와 함께 복도를 걷고 있었을 때, 갑자기 본적 없는 남학생이 말을 걸었다.
기억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해봤지만, 역시 해당하는 데이터는 없다.
역시 초면일터다.
「으음………죄송한데 누구시죠?」
혹시, 내가 까먹은 것 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일단 물어봤다.
「저……….저기………」
하지만, 그 남자아이는, 얼굴을 새빨갛게 한 채로 경직되고 말아,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어~이, 여보세요?」
「………에!? 우왓!」
어쩔 수 없으므로 얼굴을 들여다보자, 갑자기 큰소리를 내면서 휙하고 뒤로 물러났다.
「나는, 그렇게 놀랄만한 얼굴일려나?」
「저, 저기…그러니까………그런 이유로 피한건 절대로………」
「그럼, 뭐야?」
「그, 저기………」
그 남자아이는, 변함없이 얼굴을 빨갛게 하고 있지만, 드디어 뭔가 결심을 한듯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아이자와 양! 저와 사귀어주세요!」
「………………하?」
순간, 머리가 새하얗게 되었다.
이 녀석, 지금, 뭐라고?
저와 사귀어주세요?
무슨 잠꼬대를….
「저기, 갑자기 그런 소리를 들어도 말이지…」
「갑자기가 아니에요! 2주도 전부터 매일 편지를 보내고 있었는데, 전혀 대답을 안해주셔서…」
「………………」
그런가, 이 녀석의 편지도 그 골판지의 안에 있었던 건가.
내용물을 읽은 적이 없으니 말이지…
「확실히 라이벌이 많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어디의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할 자신이 있습니
다!」
초대면의 사람을 대하고는, 잘도 그렇게까지 말하는구만.
「아이자와 양, 부탁입니다!」
「으음…」
으~음, 어떻게할까.
남자와 사귈 마음같은건 전혀 없지만, 이런 다른 사람도 보고 있는 복도에서 말하면, 거절하기 힘들잖
아.
(저기, 나유키…)
(왜?)
(이럴 때는, 어떻게 거절하면 되는거야?)
(몰라 그런거………이런 곳에서 고백 받은 적이 없는걸)
옆에 있던 나유키에게 작은 소리로 물어봤지만, 역시 도움이 안되었다.
으음, 어쩔 수 없지. 여기선 일단, 남자답게 확실히 말해 둘까.
「그…당신?」
「네, 넷!」
내가 말을 건네자, 그 남자아이는 손끝까지 파밧 하고 펴서 자세를 정리했다.
그렇게까지 긴장할 필요도 없는데…
「그, 미안하지만, 지금은 남자랑 사귈 마음은 없으니까……..그러니까, 미안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꾸벅, 머리를 숙였다.
「어, 어째서입니까! 저의 어디가 마음에 안드는건가요!」
「아니, 어디라고 말해도………」
그러니까, 남자랑 사귈 마음이 없다니까.
「그치만, 저랑 초대면이기도 하고…」
「그런건, 지금부터 사귀는 중에 서로서로 알아가면 됩니다!」
그럼 너는, 그런 초대면의 나를 어떻게 좋아하게 된거냐?
엄청 모순되어 있다고.
「어쨌든, 남자와 사귈마음은 없어요! 가자, 나유키」
「아, 기다려어~」
그렇게 말을 끊고는, 나는 나유키를 데리고 척척 하고 걷기 시작했다.
「아, 아이자와 양~~~~~~~~~~~」
뒤에서, 여자애 같은 외침이 들려왔지만, 무시하고 계속 걸었다.
「………라는 일이 있어서 말야」
그 날 방과 후, 평상시 모이던 그 멤버(나, 나유키, 유이치(마코토), 카오리, 키타가와)의 앞에서, 나는
점심시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했다.
「그건………재난이였네」
「아이자와, 너도 고생하고 있구만…」
「아우~…유키는 내껀데에」
그것에 대해, 카오리와 키타가와는 동정을 했다.
한명은 내버려두고…
「하지만, 어떻게 안될려나………이런게 언제까지고 계속되면 귀찮을 것 같아」
「그렇네………」
「그것보다, 어째서 다들 나같은거에 고백 하는거야? 다른 여자아이는 많이 있는데」
그래, 그게 최대의 의문이다.
「그런거, 아이자와가 매력적이니까 그런게 당연하잖아?」
그에 대해 카오리의 대답은 간결했다.
「그치만 그렇게 말한다면, 나유키도 나와 똑같은 얼굴이라고? 그런데도, 어째서 나만이야?」
「그러고보니, 나에겐 이런 편지는 오지 않았네」
나유키도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자, 카오리가 그에대한 회답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건 말야, 아이자와 군이 있었기 때문이야」
「에?」
「그래. 혹시 몰랐을지도 모르겠는데, 나유키는 꽤 인기 있는거야」
「그런거야?」
「몰라~」
「그런데 말야, 나유키에겐 아이자와 군이라고 하는 소중한 사람이 있었으니까. 누구도 너희들의 사이
에 비집고 들어가려고 한 사람이 없었던거겠지」
「너희들의 닭살 행각을 보고 있으면 당연하지」
키타가와도, 카오리를 이어서 그런 소리를 했다.
「그런데, 나유키와 똑 닮은 여자아이가 나타났다라는게 되면, 잠재적으로 나유키의 팬이 전부 『아이자
와 유키』로 흘러들어갔어도 무리는 없는거야」
「므우…」
몰랐었다.
나유키는, 꽤나 인기 있었구나.
「저기………그럼 어떻게 하면 되는거야?」
나에게 남자가 모이는 원인은 알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방도가 없다.
어떻게든 녀석들을 물리칠만한게 없을까?
「어머, 그런건 간단해」
그러자, 카오리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바로 말을 시작했다.
「나유키에게 남자가 다가가지 않았던 이유를 생각하면 바로 알수 있는거 아냐?」
「에? 그건………」
「맞아. 나유키에게 아이자와 군이 있는 것처럼, 『아이자와 유키』에게도 남자친구가 있으면 되는거야」
「잠깐 기다려어어어어어어어어엇!
나는, 무심코 카오리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남자랑 사귈마음 같은건 없다니까!」
「아무도, 진심으로 사귀라고는 말한적 없다구?」
「에?」
「그러니까, 누군가 남자에게 남자친구인척을 해달라고 하면 되는거야」
「누군가라니, 누구에게?」
「그런건 정해져 있잖아? 여기에 적임자가 한명 있잖아」
그렇게 말하고, 카오리가 향한 시선의 앞에는…
「………에? 나?」
카오리의 시선의 끝에 있던 인물, 키타가와는, 얼빠진 듯한 소리를 했다.
계속
--------------------------------------------------------------------------------------------
일본에서는 절이나 신사에서 히나마츠리 같은 곳에서 쓴 인형을 공양 받거나 여기저기서 인형 공향을 받아 그걸
모셔두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거기에 대한 괴담도 많다고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네요.
그보다, 이렇게 키타가와는 본의 아니게 유키와 사귀게 되는건가!?
아침밥도 안먹고 상큼한 아침의 번역~
아...배고프네요.
한편 더!
오타, 오역 및 이상한 부분은 댓글로 지적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