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탁탁…
어느 일요일의 아침.
미나세가에, 슬리퍼로 복도를 달리는 소리가 울렸다.
「유키~. 준비 다 했어?」
「자, 잠깐 기다려. 아직 머리가 엉망진창이…」
「우~, 서두르지 않으면 늦어버려」
「알고 있다고…」
「그럼, 내가 어떻게든 해줄게」
「응, 부탁해」
나유키에게 들은 대로, 나는 화장대 앞에 앉았다.
나는, 아침 일찍부터 몸단장을 하고 있었다.
이전에 백화점에서 산 하늘색의 썸머 드레스를 입고, 속옷도 어째서인지 평소에 입고 있던 것보다는
조금 더 비싼 녀석을 입고 있다.
딱히 속옷 같은걸 보여줄 생각도 없기에 어때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키코 씨가 무슨일이 있어
도 라고 말해서 입고 있다.
어째서 내가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건가 말하자면………………
무슨 인과인지, 오늘 하루 키타가와랑 데이트를 하는 처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카오리 왈, 이것도 둘의 사이를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 같다.
나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데이트 해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부분에선 과연 학생회장.
벌써, 오늘, 나와 키타가와가 데이트를 한다고 소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 놓은 모양이다.
쓸때없는 짓을….
「우웃, 도대체 왜 남자랑 데이트를 해야 하는건데…」
「어쩔 수 없어. 이것도 유키를 위해서인걸」
내 머리를 빗으로 빗으며 나유키가 말했다.
「남자아이들의 러브레터가 싫다고 했던건 유키야」
「그건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남자와, 그것도 키타가와랑 데이트라니…
「응, 머리는 끝났어」
그 때, 내 머리를 빗고 있던 나유키의 팔이 멈췄다.
「고마워, 나유키」
「뭘, 이런걸로. 유키의 머리카락은 무척 이쁘니까 말야~ 나도 빗질하는게 즐거워」
「아하하…」
전혀 기쁘지 않다.
「그것보다 유키. 다음은 이거야~」
그러면서 나유키는, 이번엔 화장품 셋트를 꺼냈다.
….뭣, 화장?!
「자, 잠깐 기다려 나유키! 아무리 그래도 거기까지는 안해도…」
「안돼~. 설령 어떤 이유라도, 데이트이라는 건 정말이니까. 여자아이의 교양이란거야」
「너, 너는 뭘 그렇게 기쁜 듯이 화장도구를 준비하는거야! 내가 남자랑 데이트 하는게 싫지 않은거
냐!」
내가 그렇게 말하자, 나유키는 푹하고 슬픈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유키…?」
「그치만, 내가 안하더라도 분명 엄마가 완벽하게 메이크업 해버리는걸. 그것보다는, 내가 가볍게 메이
크업 해두는 편이 좋잖아?」
「………그렇네」
확실히 아키코 씨라면 그럴 법도 하다.
아키코 씨에게 철저히 메이크업 당한 자신의 얼굴을 상상해 봤다.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역시나 말이지…
「미안, 나유키. 그럼 파팟하고 해버려」
「응, 맡겨줘~」
그리고 나는, 나유키에게 메이크 업을 맡겼다.
가볍게 파운데이션을 바른 후, 옅은 색의 립을 바른다.
그리고, 조금 눈썹의 형태를 정돈한다.
메이크업이 끝나자, 마지막으로 전신거울로 다시 한번 자신의 모습을 체크.
「응, 문제 없네」
커다란 리본이 달린 챙이 넓은 밀집모자와 손가방을 손에 들고, 계단을 내려갔다.
만나기로 한 시간까지는 조금 남았지만, 조금 정도는 빨리 가도 괜찮겠지.
「어머, 유키. 벌써 나가는건가요?」
「아, 네」
계단을 내려가자, 아키코 씨가 다가왔다.
「잠깐 기다려 주세요」
그렇게 말한 아키코 씨는 안쪽으로 가더니, 이번엔 피크닉 바스켓을 한 개 들고 왔다.
「도시락, 만들어 놨어요. 샌드위치지만요」
「죄송해요, 감사합니다」
아키코 씨에게서 도시락이 들어간 피크닉 바스켓을 들고, 최근에서야 신는게 익숙해진 힐 샌들을 신었
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네에, 조심히 다녀오세요」
「네」
아키코 씨의 배웅을 받으며, 나는 집을 나섰다.
올려다보니, 새파란 하늘에, 먼 곳에는 뭉게구름.
오늘도 더울 것 같다.
나는, 손에 든 모자를 쓰고, 바스켓을 양손으로 들면서 키타가와와 만나기로 한 장소인 역 앞으로 향했
다.
내가 역 앞에 도착한건, 만나기로한 시간으로부터 30분정도 전이였다.
역시 너무 일찍 도착해도 너무 일찍 도착했다~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벌써 있잖아, 키타가와 녀석….」
그곳에는, 이미 키타가와가 와 있었고, 안절부절 거리며 침착하지 못한 상태로 서 있었다.
뭔가, 지금까지 본 적도 없는 옷을 입고 있었다.
아마도, 키타가와 나름대로 멋을 부린 것일테지만, 확실히 말해 붕 떠 있다.
아니 그보다, 옷에 파묻혀 있다..
딱히, 그렇게 기합을 넣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라곤 해도, 언제까지고 여기서 관찰하고 있을 수도 없으므로, 나는 키타가와 쪽으로 향했다.
「좋은 아침, 키타가와군」
10미터 정도까지 다가간 시점에서 말을 걸었다.
카오리가 흘린 소문으로, 누군가 보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일단 여자아이 연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 어어. 좋은 아침 유키짱…」
내 소리에 알아본 키타가와가, 내 쪽으로 돌아서며 인사를 해왔다.
「키타가와 군, 꽤나 빨리 나왔네. 아직 약속 시간까지 30분이나 남았다구」
「그거야 뭐, 여자아이를 기다리게 하는건 내 취미가 아니니까」
내 말에,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키타가와가, 눈을 돌리며 말했다.
………그러니까, 어째서 거기서 얼굴을 붉히는건데.
「왜 그래, 키타가와 군. 얼굴이 빨게」
「엣!? 아, 아니………」
왠지 이상하게 당황하는 키타가와.
어째서 그렇게 동요 하는거야.
「아니, 유키짱 그 옷, 잘 어울려서 귀엽네~ 라고 생각해서…」
「그래? 고마워, 키타가와군」
생긋 웃으면서 말하자, 키타가와는 더욱 더 얼굴을 붉혔다.
뭘 쑥쓰러워 하는거냐, 이 녀석?
「그것보다, 오늘은 어디로 데려가주는거야?」
「에? 그렇네………일단 갈까」
「응」
키타가와가 걷기 시작했으므로, 나도 그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
우리들의 움직임에 맞춰, 주위에서 움직이는 기척을 느꼈다.
(역시 와 있나보네)
나는, 다른 사람에겐 들리지 않도록 작은 목소리로 키타가와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그런것 같네)
키타가와도 알아차린 것 같다.
(있잖아, 아이자와…)
잠시 걷고 있자, 이번엔 키타가와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뭐야?)
(정말로 잘 어울려, 그 옷…)
(…헛소리 하지 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키타가와 녀석…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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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유키의 차림은 전형적인 뭐랄까,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차림이네요.
하늘하늘한 썸머 드레스에 리본이 달린 챙 밀집모자에, 피크닉 바스켓이라니....
애초에 저런 컨셉을 소화해낼수 있는 사람도 리얼에선 많이 없겠지요..OTL...
그리고 키타가와는 언제나 정신을 못차립니다. ㄲ
간만입니다. 죄송합니다.
주말까지는 하루에 최소 한편은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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