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
그곳은, 내 예상을 가볍게 넘겨버린 공간이였다.
색색의 여성용 속옷이 좁은 장소에 진열되어, 화려한 공간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곳에, 발을 내딛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가…
「우………아………」
과연 나라도, 망설일 정도의 분위기였다.
「뭐하고 있어, 유키? 빨리 가자」
「자, 잠깐 기다려, 나유키!」
내 손을 끌어 당기며 성큼성큼 속옷매장으로 돌진하는 나유키를 서둘러 세웠다.
「있잖아, 역시 나유키가 사와주지 않을래? 어차피 나랑 사이즈는 똑같잖아」
「안돼~. 역시 속옷은 확실하게 자기가 착용감 같은걸 확인하고나서 사는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나유키는 내 손을 끄는 힘을 줬다.
절대로 다리가 아픈 상태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파워다.
남자였을 때였다면 그래도 났지만, 여자가 된 지금의 내 파워로써는, 저항하기가 힘들다.
「시, 실은………여성용 속옷매장만큼은 발을 들여서는 안된다고, 죽은 아버지로부터 유언이…」
「유키의 부모님은 해외에 잘 계시잖아.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고 간다」
질질질…
전혀 통용되지 않았다.
「부탁해, 나유키! 제발 부탁해………」
이렇게 됬다면, 최후의 수단, 울기다.
「유키………그렇게 싫은거야?」
뭇, 가능성이 있어!?
「그게, 역시 부끄러우니까…」
「………알았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나유키는 드디어 단념해준듯 하다.
「그럼, 내가 골라 줄게. 그 대신, 절대로 그걸 입는거야」
「아아, 알겠어」
「설령 내가, 검정색이나 새빨간 성인용의 속옷을 골라도, 최근 보이지는 않지만 T팬티 같은 아슬아슬한 걸 골라도, 시스루1) 같은 속이 비치는 속옷을 골라도, 절대로 입어야해」
「………………………스스로 고를게」
나는, 깨끗하게 항복했다.
젠장, 설마 이런 식으로 올줄이야…
만약 내가, 그래도 상관 없다고 말했다면, 정말로 나유키 녀석, 그런 속옷을 사올 작정이였나?
정말로, 샀을지도 모르겠네…
「우웃, 역시 부끄러워~」
속옷매장에 들어간 나는, 제대로 주변을 보는 것 조차도 못하고 숙이고 있었다.
「자자, 유키. 여자애가 그렇게 부끄러워 하고 있으면, 오히려 의심스럽게 보일꺼야」
「그렇다고는 해도~」
빨강이나, 하양, 핑크 같은, 색색의 속옷이 눈부셔서…
부끄러운건 부끄러운 거라고~
「유키, 조금은 마코토를 본받는게 어때?」
「에? 마코토를?」
나유키의 말에 문득 깨닫고 뒤로 돌아보자…
「와아, 이 색 이쁘네~. 입어보고 싶어~♪」
라고, 마코토가 즐거워하며 속옷을 고르고 있었다.
………내 모습으로.
「…가 아니라, 멈춰엇!」
내가 황급히 마코토를 말렸다.
「아웃, 뭐야!」
「너, 지금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 보라고!」
「아우?」
이 녀석, 전혀 알고 있지 않아…
지금, 마코토는 나 『아이자와 유이치』의 모습이 되어 있기 때문에, 마코토의 행동은 전부 내 행동으로서, 주변의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행동도, 남자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여성용 속옷을 뒤지고 있다고 하는, 어떻게 생각해도 좋아보이지 않는 인상을 전해주는 것이다.
이 대로 마코토를 방치 해 준다면, 나, 부끄러워서 원래대로 못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나유키! 마코토를 잡아줘!」
나는, 나유키에게 마코토의 상대를 부탁하고, 부끄러움을 참으며 빠르게 고르기로 했다.
이렇게 됬다면, 조금이라도 빠르게 이 장소에서 나가는 편이 좋다.
내 부끄러움이 정점에 달하기 전에, 그리고, 『아이자와 유이치』의 평판이 더 이상 나빠지기 전에 …
각오를 다지고, 속옷을 고르기 위해 머리를 들었다.
그 순간, 엄청나게 화려한 속옷이 눈에 들어왔다.
「우와앗!」
잘 보면, 그 일대는 성인용의 조금 야한 속옷을 진열해둔 에이리어였다.
어째서 백화점에 이런 물건이 진열되어 있는 것인지 의문이지만, 있으니까 어쩔 수 없다.
허둥거리며 그 일대에서 떨어져, 나는 비교적 얌전한 속옷이 진열된 에이리어를 찾았다.
그곳ㄱ에는, 언제나 나유키에게 빌린 것과 같은, 화려한 장식이 없고, 심플한 디자인의 속옷이 모여있었다.
「이, 이 근처라면 어떻게든…」
과연 매일 몸에 입고 있기 때문인가, 이 근처의 속옷이라면 어떻게든 볼 수 있다.
나는, 하나하나 보기 시작했다.
「어떤걸로 할까………너무 나유키의 속옷과 똑같으면, 세탁한 후에 섞여버릴 것 같고」
뭐, 사이즈가 사이즈가 똑같으니까, 섞여도 딱히 크게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그런데, 여자애의 속옷은, 위아래로 세트로 팔고 있구나…
처음으로 알았다.
그러고보니, 나유키에게 빌란 속옷도, 전부 위아래가 셋트로 되어 있었지.
「손님. 찾으시는게 있으신가요?」
그러자, 점원 누나가 왔다.
「저기, 이 근처의 것을, 몇 벌 사고 싶은데요…」
나는, 그 중에서도 특히 심플한 속옷을 가리키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손님. 사이즈는 어떻게 되시죠?」
「에!?」
사이즈?
그런건 재어보지 않았다구.
나유키와 똑같을 테지만, 물어봐도 가르쳐주지 않고…
「저기…그………최근에 재어보지 않아서」
일단, 무난한 변명을 했다.
이 나이에, 역시 한번도 재어보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사이즈를 측정할테니, 이쪽으로 와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안내받은 곳은, 탈의실.
순간, 아침의 참극이 떠올랐지만, 지금, 마코토는 나유키가 붙잡고 있을터다.
그래, 자신에게 타이르며, 점원 누나와 함께 탈의실에 들어갔다.
「그럼, 상의만 벗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아, 네…」
누나의 지시에 따라, 블라우스를 벗었다.
하얀 브레지어에 둘러 쌓인 내 가슴이 드러났다.
같은 여자라고는 해도, 모르는 사람에게 반라를 보인다는 것은 꽤 부끄러웠지만, 어떻게든 참았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점원 누나가 메이저를 내 가슴에 둘러, 바스트를 재었다.
「저, 저기………조금 간지러워요」
「어머, 죄송합니다」
누나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손을 쉬지 않았다.
「톱은………83이네요. 그럼, 이번에는 언더를 잴게요」
이번에는, 내 가슴의 바로 아래부근에 메이저를 대어, 사이즈를 측정했다.
「언더가 ○○입니다………그럼, □컵이네요」
나유키와 내 명예를 위해, 컵은 숨겨 둔다.
단지, 너무 크지는 않고, 그렇다고 해서 너무 작지도 않고, 딱 졸은 사이드 였다고만 말해 둔다.
블라우스를 입고, 나와 점원 누나는, 다시 아까전 장소로 향했다.
「이 디자인으로 손님의 사이즈라면, 이쪽이 입니다…」
그리고, 점원 누나가, 여러 개의 색이 다른 속옷을 꺼내주었다.
그럼, 어떤 색으로 할까…
뭐, 속옷은 몇 벌이 있어도 나쁠건 없으니까.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는 않고, 차라리 전색 다 사버릴까?
「유키~, 샀어?」
거기에, 마코토를 잡은 채로 나유키가 왔다.
「아아, 벌써 샀어」
「흐응. 어떤걸로 했는데?」
그렇게 말하고, 나유키가 들여다 봤다.
「유키………조금 너무 심플하지 않아?」
「여자애 초심자에겐 이정도가 딱 좋은거야」
「그래도………아, 그런데, 승부팬티2)는?」
「그런걸 살 리가 없잖아!」
누구랑 승부하간거야………
「흐응………………………!?」
그 때, 나유키의 안색이 변했다.
「저…저기, 유키………혹시………가슴 사이즈………쟀어?」
아무래도, 점원 누나개 가지고 있던 메이저를 본 모양이다.
속옷매정에서 메이저라고 한다면, 답은 1개 밖에 없으니까.
「응. 확실하게 재서 샀어. 나유키는 □컵이였구나」
「하읏…!」
그 장소에서 풀썩하고 무너져 내리는 나유키.
「바보 같은짓 했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내가 골랐으면 좋았을껄………」
이제와서는 늦어.
계속
----------------------------------------------------------------------------------
1)시스루 : 정확히는 시스루룩 이라고 해서 비치는 옷감을 사용하여 피부를 드러내는 복장이라는 겁니다. 수영복 같은데서 많이 쓰이죠. 2)승부팬티 : 이건 일본 애니라던가 에로게를 좀 하신분이라면 아실텐데...기본적으로는 여성이 남성을 유혹할 때, 즉 밤 행사를 위해 입는 그런 야한 속옷을 의미 합니다만....뭐, 그것 말고로 좀 더 완화된 의미로도 쓰이는것 같지만 보통 저런 의미로 쓰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흐음....뭐 어차피 사이즈라면 어딘가에 다 공개 되어 있을테니 말이죠 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