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키 두명
제 46화 옷 갈아입히기 인형
「그럼, 아이자와군…」
완전히 상황에 익숙해진 자신을 깨닫고 괴로워하는 나에게, 카오리가 말을 걸었다.
「아쉽게 됬지만, 슬슬 그 옷 벗어주지 않을래?」
「아쉽지 않거든!」
「전혀 설득력 없어~」
「크하앗!」
뭐 ………확실히………
스스로도, 어째서 그런 포즈를 취해버린건지, 전혀 모르겠다.
………정말로 익숙해져 버리는 일은 없겠지?
「뭐, 좋아. 어쨌든 벗으면 되는거지?」
나는, 서둘러 입고있던 공주님 드레스를 벗었다.
이런걸 입고 있으니까 그런 일이 되어버린 거다, 응.
「벗었어. 이걸로 됬지」
드레스를 다 벗은 나는, 그걸 카오리에게 돌려줬다.
그 동안, 나유키가 내 얼굴의 화장을 지워주었다.
이걸로, 이 무서운 시간도 드디어 끝인가…
「그럼 다음은, 이걸 입어줄래?」
그렇게 말하고, 카오리는 나풀나풀한게 전체에 달린, 이른바 핑크 하우스 풍1)이라 말해질 것 같은 옷을 꺼냈다.
………………………
「잠깐만! 방금껄로 끝인거 아니였어!?」
「당연하잖아! 모처럼 이렇게 들고 온거야! 당연히, 전부 입어 줘야지!」
「저, 전부!?」
나는, 다시 카오리가 배낭에서 꺼낸 옷을 바라봤다.
………잘도, 이렇게 많이.
지금의 핑크 하우스 이외에도, 간호사복, 여경의 제복, 스튜어디스 제복, 메이드 옷, 발레리나가 입는 하얀 그 옷, 쥬니히토에2), 레오타드3)와, 완전 마음에 드는걸로 골라잡기다.
물론, 세라복이나 블레이저4)라는 학교 교복도 확실히 라인업 되어 있었다.
그것도, 이것들은, 비교적 오서독스5)한 타입에서부터, 뭔가 게임에서 나올 법한 화려한 디자인이나 색을 사용한 것까지 갖쳐져있었다.
예를들면, 연분홍색을 베이스로 붉은 깃인 스커트의 세라복.
허리 뒤에 큰 매듭이 붙은 붉은 스커트에 블라우스, 샌드 옐로우의 가디건이라는 특이한 조합의 교복.
이 옷으로, 어떤 극을 하는거야, 이 녀석들은?
「…그걸, 전부 입는거야?」
「당연히. 그러기 위해서 가져온 거니까」
「정말로?」
「정말」
「………」
「몇 번이나 말하지만, 거부권은 없어」
「………훌쩍」
그 뒤로의 수 시간 동안, 나는, 완전히 카오리와 나유키의 옷 갈아입히기 인형화 되어있었다.
카오리가 가지고 온 코스튬을 다음에서 다음으로 갈아입혀지고, 그 때마다 맞도록 메이크업 당해, 그 뿐만이 아니라 기념으로 사진까지 찍히고 말았다(무슨 기념이야).
「우웃…어째서 이런 모습을…」
「좋잖아. 모처럼 그런 귀여운 여자애로 됬으니까, 즐기지 않으면 손해야」
「맞아~. 유이치, 너무 자기 생각만 한다구」
「그런가아…」
「거기다말야, 그런 모습이 될 수 있는 건 오늘 뿐인거야。남자로 돌아간 뒤에 입으면, 그거야말로 범죄행위야」
「아무도 입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그런 것 치고는, 즐거워 보이지 않았어?」
「쿠핫!」
그렇게 말한다면 할말이 없다.
실제, 이것저것 말하면서, 평소와는 다른 화사한 자신의 모습을 은근히 즐겼다.
어쩔 수 없잖아, 귀여우니까…
「뭐, 좋아. 어차피 다음이 마지막 옷이니까」
「………오오, 드디어 마지막인가」
「유이치. 지금, 조금 아쉽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그, 그렇지 않다고…」
무우, 이런 때에만 날카로운 녀석…
「그래서, 마지막으로 나는 뭘 입으면 되는거야?」
「물론, 소중히 해놨지」
「소중히 해놔?」
「뭐, 보라구」
그래, 자신만만하게 카오리가 꺼낸 그 의상.
몸에 딱 맞는, 마치 원피스 수영복 같은 까만 의상.
깃과 손목에 붙은 하얀 소매
의상과 똑같은 까만 망사 타이즈.
토끼 귀를 모방한 장식이 달린 카추샤.
그리고, 까만 에나멜 하이힐.
「그, 그건…설마………」
「맞아. 바니걸이야!」
마치, 두둥! 이라는 효과음이라도 날 것 같은 기세로 그것을 보여주는 카오리.
「그것보다 말야, 너희들 이 의상으로 어떤 연극을 하는거야?」
「그건 내 취미야」
「………」
학년주임이라는건, 도대체 뭘까?
인격이라든지 성격은, 고려 되지 않는건가…
「이야기는 나중에해 나중에. 자, 빨리 입어」
바니 씨의 의상을 나에게 강요하면서 카오리가 서둘렀다.
무우…
남자로써, 이것 만큼은 입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조금 정도라면…
…라니, 아니, 안된다! 이것 만큼은…
하지마안, 지금은 여자애이고오…
아닛! 나는 남자다앗!
「정말, 짜증나네에…」
내가 마음속으로 큰 논쟁을 펼치고 있자, 또다시 카오리가 열받았다.
「아이자와군. 또 벗겨지고 싶은거야?」
협박하는 음성으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아뇨, 스스로 벗겠습니다」
나는, 서둘러 카오리에게서 바니걸 의상을 받았다.
훌쩍…역시 이런 운명인거지.
그리고, 나는 지금, 훌륭하게 바니걸화 되어 있다.
「흐음, 조금만 더 가슴이 컸다면 모양새가 났을텐데 말야~. 역시 85는 욕심인가…」
어쩐지 불만스러운 얼굴로 카오리가 말했다.
「우゛~, 너무해, 카오리…」
그걸 들은 나유키가 토라졌다.
뭐, 방금전 대사는, 나유키의 가슴이 크지 않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니 말이다.
「나, 작지 않아…」
「그렇다고, 카오리. 나유키 가슴은, 만졌을 때의 감촉은 훌륭한 가슴이라고」
「와, 부끄럽잖아 유이치…」
내 말에, 나유키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다.
「그러는 유이치의 가슴도 훌륭해~」
그렇게 말하고, 나유키가 내 가슴을 만졌다.
「꺄! 그, 그만둬, 나유키…」
「에헤헤~. 말랑말랑」
「너희들, 도대체 뭐하는거야…」
카오리가, 조금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
「애초부터 말하자면, 카오리 탓이야~」
「어째서야」
「카오리가, 내 가슴이 작다는둥 같은 소리를 하니까…」
「맞아. …그러고보니, 카오리?」
「뭐, 뭐야…」
「다른 사람에겐 그렇게 말하면서, 그럼 너는 어때?」
「…에!?」
내 말에, 카오리가 순간 얼어붙어다.
「맞아~. 그럼 카오리가 입어봐~」
「내, 내 일은 감상하는거라서 말야…」
「오? 이런 곳에 한 벌 더 있잖아」
그 때 나는, 카오리의 배낭안에서 바니걸의상을 한 벌 더 찾아냈다.
「이건 꼭 입지 않으면 안되겠네」
「그, 그건 보존용의…」
「문답무용이지, 나유키?」
「문답무용이야, 유이치」
「에, 저기…그…」
바니걸 의상을 손에 들고 다가가는 나와 나유키에겐, 역시 카오리라도 쩔쩔맸다.
그리고…
「에잇!」
「에잇!」
「꺄악! 뭐하는거야아아아!」
이렇게 해서, 두 명의 바니걸이 탄생했다.
「뭐야, 카오리도 그렇게 잘난듯이 말할건 아니네~」
「시, 시끄러워! 아까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감상하는게 일이란 말야!」
바니가 된 카오리의 가슴도, 역시 나와 같은 레벨이였다.
우선, 친구도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나유키는 일단 안심한 모양이다.
「우우…모처럼의 보존용 코스튬이………」
카오리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그런 소리를 했다.
「이렇게 됬다면…」
하지만, 잠시 후, 카오리는 눈물을 닦고 무섭게 얼굴을 들었다.
「저기, 아이자와군…」
「왜?」
「우리들, 둘 다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데, 혼자서만 평범한 모습이라는 건 불공평하지…?」
「…에!?」
그 카오리의 말에, 나유키의 얼굴 색이 변했다.
「그러고보니 그렇네…」
「운 좋게도, 사실 한 벌 더 있거든…」
「호오, 그거 우연이네…」
「에? 에?」
세 번째 바니걸 의상을 손에, 나와 카오리는 나유키에게 다가갔다.
「자, 나유키…」
「너도 우리들의 동료가 되는거야…」
「두, 두 사람 다…눈이 무서워」
벌벌 떠는 나유키.
뭐, 위험한 눈을 한 바니걸에게 독촉당한다면, 나라도 무섭다.
「나, 난…토끼 씨보다 고양이 씨가 좋아」
「안심해, 옵션으로 고양이 파츠도 있으니까…」
「으아앙~!」
나유키의 최후의 저항도, 용의주도한 카오리 덕분에, 어이없게 무너졌다.
그리고…
「우뉴~…부끄러워~」
「그 정도는, 참아, 나유키」
「맞아, 나를 본받으라고」
나유키의 방에는, (가슴이) 조금 부족한 모양새의 세 명의 바니걸이 모였다.
「저기, 모처럼이니까 세명이서 기념 사진 찍지 않을래?」
「오, 좋아~」
「둘 다, 순응이 너무 빨라…」
「자자, 괜찮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삼각대를 준비하는 바니카오리.
그리고, 타이머를 설정하고 준비가 끝나자, 싫어하는 나유키를 무리하게 정중앙에 놓고 포즈를 취했다.
「정중앙에서 찍히면 영혼이 빠져나간다구!」
「그럴리가 있냐! 자, 웃어! 」
「싫어~」
찰칵!
「다녀왔습니다아아아앗! 나유키이이이! 오늘 입고 갈 옷 빌…려………」
그 때, 방문이 갑자기 세게 열리고, 마코토가 날아들어왔다.
아무래도, 바이트가 끝난 모양이다.
가 아니라, 그럴 때가 아니네.
마코토는, 문을 연 그 자세 그대로, 새하얗게 되서 굳었다.
그거야 뭐, 그렇겠지.
방안에는, 여자애 세 명이 바니걸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었으니까…
「………………」
덜컹…
잠시 굳어 있던 마코토는, 조용히 문을 닫고 그대로 나가버렸다.
「………잠깐, 어이! 마코토! 리액션도 없이 나가지마!」
「마코토! 이건…」
「시끄럿! 그런 왕 부끄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두 사람 같은건 몰라!」
이 후, 마코토를 설득하는데 1시간 정도 걸려버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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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핑크 하우스 풍 : 확실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핑크 하우스 라는 메이커가 있습니다. 찾아보니 프릴이 달리거나 하늘하늘한 원피스 같은 것들을 주로 팔더군요.
2)쥬니히토에 : 쥬니히토에는 헤이안 시대의 귀부인이 입던 예복으로서 명칭은 十二單이라고 합니다. 한국어로 읽으면 12단, 일본어로 읽으면 쥬니히토에라고 합니다. 무려 12겹의 옷을 겹처 입기 때문에 저렇게 불린다고 하네요. 덥겠구만…
3)레오타드 : 이건 아시는 분이 꽤 많을거라 생각하는데 소매가 없고 몸에 꼭 끼는 체조나 발레 같은 곳에서 쓰이는 스포츠용 옷입니다.
4)블레이저 : 흔히 블레이저코트라고 불립니다. 화려한 색채나 굵은 줄무늬를 가진 플라노, 저지, 개버딘,코듀로이,서커 등으로 만들며, 테일러칼라에 금속제 단추 같은게 특징이죠.
5)오서독스 : 정통의, 전통적인이란 뜻으로 본문에 맞추면 정상적인 정통의 옷 정도 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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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 오역, 돌팔매질 다 받습니다. 이상한 부분은 댓글로 지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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