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키 두명 제 23화
나유키 두명
제 23화 잘자
목욕탕에서 나와, 머리카락도 다 말렸을 무렵에는, 시간이 벌써 오후 9시 반을 지나있었다.
「후아………」
거실 소파의, 내 옆에 앉아 있던 나유키가, 귀여운 하품을 했다.
과연, 확실히 나유키는 이제 잘 시간이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나유키와 똑같은 몸이 되었기 때문인지, 혹은 낮, 오래간만에 착실히 운동을 했기 때문인지, 벌써 졸렸다.
「나유키, 이제 슬슬 자는게 어떻니?」
「우뉴, 그럴게………」
아키코 씨의 말에, 나유키는 기묘한 방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비틀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아키코 씨. 저도 지친 것 같아서, 오늘은 이제 잘게요」
나유키에 이어, 나도 소파에서 일어섰다.
「어머나, 그런가요.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나유키, 유이치 씨」
「잘자―…」
「안녕히 주무세요, 아키코 씨. 마코토도 잘자」
「응, 잘자………」
아키코 씨와, 목욕탕에서 나온 후 또 다른 프로그램에 정신이 팔려있는 마코토에게 인사를 하고, 나는 나유키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을 다 올라 나유키와 헤어졌다.
「그럼 나유키, 잘자」
「잘자…유이치………」
이미 반쯤 자고 있는 나유키와 인사를 주고 받고, 나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자신의 방 앞까지 와서, 나는 멈춰섰다.
오늘, 여자아이가 되고 나서, 2번정도 자신의 방에 들어갔었지만, 왠지 2번 다 이상한 위화감을 느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똑같게 느끼는걸까?
「뭐, 어떻게든 되게 할 수 밖에 없나…」
나는, 생각을 결정하고, 문을 열고 내 방에 들어갔다.
「………역시」
방에 들어가자, 전과 똑같이, 왠지 위화감을 느꼈다.
원래라면, 제일 안정되어야 할 장소인 자신의 방에 있으면서, 왠지 초조하다.
마치, 이곳은 내가 있을 장소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만약, 신장이 줄어들어 시선이 낮아진게 원인이라면, 다른 방도 똑같이 위화감을 느껴야 할 것이다.
즉, 원인은 그게 아니다.
이 방 특유의 『무언가』에 기인한 것일터.
「………별로, 바뀐 곳은 없지?」
방 안을 바라봐도, 아침과 비교해 달라진 곳은 눈에 띄지 않았다.
책상도, 의자도, 침대도, 옷장도, 전부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같다.
「그렇다면, 어째서?」
짐작 가는 게 없는건 아니다.
아침과 비교해 바뀐게 하나 있다.
방이 아니라, 내 자신.
하지만, 몸이 여자아이가 됬다고해서, 무엇이 이렇게 만드는것인지 모른다.
「뭐, 좋아. 내일, 아키코 씨에게 상담해 보자. 오늘은 이제 지쳤어」
나는, 졸려서, 생각하는걸 그만두고 빨리 자기로 했다.
「………………………잘 수 없어」
안된다.
왠지 기분이 고조되어서, 전혀 진정되지 않는다.
「젠장! 나는 잘거야!」
다시 머리까지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았다.
………!?
그 때, 문득 어떤 것을 깨달았다.
「혹시………이 냄새가?」
그래. 이 방은, 이 미나세가에서 유일하게 남자인 내가 쓰고 있는 방이다.
즉, 이 방에 한해서만, 남자 냄새가 배여 있는 것이다.
물론, 내가 남자 상태였다면, 이런 기분도 안 들었을테지만, 여자아이가 된 지금은, 그 냄새가 묘하게 신경 쓰이는것이다.
딱히, 내 체취가 강하다는 게 아니라, 내가 남자였을 때, 나유키의 방에 들어 갔을 때, 여자아이의 냄새에 두근두근했던 것과 같은 것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건 어떻게 하면 좋은거야」
나는 망연자실 해버렸다.
내가 이 방을 쓰기 시작하고나서부터 벌써 반년.
그 사이에 배인 남자 냄새를, 그렇게 빨리 없앨 수 있다곤 생각되지 않는다.
적어도, 하룻밤엔 무리겠지.
「뭐야? 나는, 느긋하게 쉬지도 못하는건가?」
이래선, 거실의 소파나 다른 곳에서 자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다행히도, 지금은 여름이다. 타올 담요1)라도 걸치고 자면, 감기에 걸리지는 않겠지
나는, 아키코 씨에게 그렇게 부탁하려고 방을 나갔다.
그리고, 계단을 다 내려갔을 때, 문득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나유키는 “그 일” 뒤에, 그대로 내 이불에서 함께 잤었다.
나유키가 할 수 있다. 나유키와 같은 몸인 지금의 내가 못할 것도 없다.
분명, 뭔가 요령이 있을 것이다.
나는, 뒷꿈치를 돌려, 그대로 나유키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어이~, 나유키-. 일어나 있어―?」
나유키의 방 문을 두드리고, 말했다.
………………………
대답이 없다.
똑똑똑!
「나유키-. 상담하고 싶은 것이 있어―. 일어나 봐―」
다시 한번, 불러 봤다.
………………………
역시 대답이 없다.
나유키 이니까, 이미 꿈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 후 일지도 모르겠네.
그렇게 생각하고, 되돌아가려고 했을 때, 나유키의 방문이 천천히 열렸다.
「우뉴-………」
그리고, 졸린 눈을 비비며, 나유키가 잠을 깼다.
「오우. 일어났어, 나유키」
「………어? 유이치? 무슨 일이야?」
「아니, 나유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말야」
「나에게?」
「아아, 실은………」
나는, 지금까지의 일을 요약해서 설명했다.
「………유이치, 부끄러운 질문하네」
그리고, 함께 잔 이야기가 나오자, 나유키는 얼굴을 붉혔다.
「어떤 사소한 거라도 좋아. 가르쳐 줘. 그렇지 않으면 나, 소파에서 자는 지경이 되어 버린다고」
「그렇게 말해도………」
나유키는 처음에는, 말하기 어려운 것 같았지만, 잠시 후에 무거운 입을 열었다.
「내가 유이치의 방에서 잘 수 있는 것은, 반드시 그게 유이치의 방이기 때문이야」
「………하?」
나로선, 나유키가 하는 말을 전혀 이해 할 수 없었다.
어쩌면, 나유키는 아직 잠에 취해 멍~한 것은 아닐까?
「유이치, 혹시 심한 일 생각하고 있어?」
「그, 그렇지 않아」
조금 뺨을 부풀리고 있던 나유키지만, 곧바로 기분을 고치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저기 있잖아, 그러니까………나는………그………유이치를………좋아하니까………그래서………유이치의 냄새에 둘러 싸여 있으면………유이치에 지켜 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되서………안심할 수 있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나유키가 그렇게 말했다.
「반드시 나도, 다른 남자의 방이라면, 지금의 유이치와 똑같게 될거라고 생각해」
「………………그럼, 즉 뭐야? 나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야?」
「그렇게 되는 걸까?」
「………………………」
그, 그건 무리다.
아무리 그래도, 자기자신에게 연애감정을 가질 수 없다구, 나.
아무래도, 소파로 확정된 것 같다.
「………미안해, 나유키. 일부러 깨워 버려서. 그럼, 잘자」
그렇게 말하고, 나는 1층으로 내려가려 했다.
「아, 기다려 유이치」
그런 나를, 나유키가 말렸다.
「저기, 그럼 함께 자지 않을래?」
「에?」
「그렇지만, 사내아이의 냄새가 신경이 쓰인다 라는 것은, 다시말해 여자아이의 냄새는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는 거지?」
「………뭐, 그렇게 되는 걸까?」
「그럼, 내 방에서 자면 좋아. 유이치도, 지금은 여자아이이니까, 소파에서는 자면 안돼」
「그렇지만, 괜찮아?」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왜냐하면 유이치인걸」
그렇게 말하고, 한점의 흐림도 없는 웃는 얼굴을 나에게 보여줬다.
「그럼, 그렇게 해도 될까?」
「응!」
그리고, 나는 나유키의 방에 들어갔다.
자신의 방보다 오히려 침착해졌다.
확실히, 여자아이의 냄새는 괜찮은 것 같다.
「유이치, 베개는 이걸로 괜찮아?」
나유키가, 반침2)에서 예비 베개를 준비해줬다.
「괜찮아. 그런데, 어째서 베개가 2개나 있어?」
「음~, 카오리가 자주 묵으러 오기 때문이야」
「과연…」
나유키는, 그 베개를 자신의 베개와 나란히 놨다.
「케로삐3)―, 미안해」
그리고, 케로삐를 침대 옆에 뒀다.
「그럼, 유이치. 자자」
「그러자. 어지간히 지쳤고」
그리고 나는, 나유키와 함께 이불에 들어갔다.
「나유키과 함께 자는 것은 자주 있지만, 나유키의 방에서 자는 것은 처음이네」
「듣고 보니 그렇네∼」
이불 속에서, 서로 마주봤다.
「그럼, 잘자, 나유키」
「응, 잘자, 유이치」
그리고, 느긋하게 눈을 감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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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말
이렇게 해서, 간신히 첫날이 끝났습니다.
여기까지, 텍스트 파일로 약 100킬로바이트…
어째서, 이렇게 길어져 버린 거지?
우선, 여기까지로 제1부 완결입니다.
다음 번 24화로부터는 제2부로, 2 일째, 월요일부터의 이야기가 됩니다.
일이 바빠지므로, 지금까지 같이 거의 매일 갱신은 무리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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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정확히는 towel blanket이라고 해서 타월 천으로 된 여름용 홑이불이라고 합니다. 뭐 여름용 얇은 이불이라 생각하시면 될듯하네요
2)큰 방 안벽에 붙어 있는 물건을 넣어 두게 된 작은 방을 말한다 라고 하네요.
3)카논 보신분이라면 다 알만한 나유키가 좋아하는 초록색 개구리 인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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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쩌다 보니 주석도 쓰게 되고………음 사실은 전혀 쓸 예정이 아니였는데 말입니다. 앞으로 간간히 달아볼까 싶기도 하네요. 하여간 최근 게임 시간이 엄청 줄어들고 피아노 연습 시간이 그만큼 늘고 그 외에 빈둥빈둥하는 시간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번역은 손놓고 있었습니다만..일단 다시 힘낼 예정입니다.